출렁이는 어둠 속에서 아이가 보인다 쌀알처럼 반짝이는 아이의 발끝에서 뿌리가 나오고 손가락에서 새순이 돋고 겨드랑이에서 덩굴이 뻗어 나온다 그때 바깥은 가을이 되고 바람은 차가워지고 한꺼번에 불어오는 바람 광폭했다 두 젖꼭지는 땅을 뚫고 오르는 싹이고 입으로는 열매를 뱉고 귀로 가지를 내보내고 아래로는 은하수가 흘러나간다 밤마다 구멍으로 별이 침입하고 바람이 혀 내밀어 아랫도리를 훑었다 누가 빛보다 빠르게 소멸했는가 누가 빛보다 빠르게 다가와 나와 마주쳤는가 꽃바지 꽃바지 입은 그녀 입벌리고 잠들었는데 - 「하남 가는 심야 좌석 버스의 떡 장사」 中 자칫 장석원의 시를 읽다 보면 시에 삽입되거나 불쑥 불쑥 간섭하는 링크들이 몹시 귀찮게 느껴질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문장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와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