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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시집

[시집] 사랑과 교육 / 송승언(민음사, 2019)

좋은 날이야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정말

어느 날의 잠에서 깨어나 떠올린 기억이
어느 날의 산책이 아니라
산책 없이 헤어진 날 들었던 너의 목소리라면 그것은 사랑이다

- 「사랑과 교육」 中


내가 『철과 오크』를 읽었던가? 기억나지 않는 일이다. 어쩌면 『사랑과 교육』도 꼭 그럴 것만 같다. 

그러나 나는 그의 시 「사랑과 교육」을 좋아한다. ‘사랑’과 ‘교육’의 강제적 결합이 교집합을 매개로 형성하는 비유도 적당하다고 본다. '사랑의 교육'에 비해 훨씬 근사한 제목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송승언의 시에는 다른 시인들의 작품과 구별되는 그만의 섬세함이 있다. 하나의 사건 또는 경험에 대해 다른 사람들 보다 몇배는 많은 시적 국면을 발견한다. 동일한 사건 또는 경험을 시로 표현 가능한 최소단위로 쪼개는 일에 능숙해 보인다. 그러나 다양한 국면을 발견한다고 해서 모든 작품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