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에 대한 생각

병든 바쿠스 (Caravaggio, 1593)

 


몸은 이미 어른이 될 준비는 다 끝내고 있었지만 아직 과감하게 어른처럼 행세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서도 뒤에서 누가 보지 않을까 끊임없이 뒤를 돌아봐야 했던 때가 있었다. 확신이 서지 않아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고, 갈등과 번민이 가득한 시절. 역설적이게도 생명력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던 구간에서 늘 그 반대편의 죽음과 쇠락과 폐허를 그리워하던 시절이었다. 완전한 질서의 세계로 입사한 뒤에는 한 없이 어리숙하고 미숙하게만 느껴지던 시절.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는 원리에 순응하기 이전의 광기, 폭발할 것만 같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던 시절. 차오르는 역동성은 모두 어디로 흘러갔을까. 우리의 삶이 정돈된 질서와 규칙으로 뼈대를 세우기 이전, 아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시절. 생각해보면 지금의 내 삶은 모두 그 시절에 축적된 미숙함과 돌발을 연료삼아 내연기관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바로크와 관련된 글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잠깐 적어본다.

뭐가 이렇게 오글거려...

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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