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어간다. 2022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올해는 유독 힘들었던 기억들이 가득하다. 어떤 사건은 구체적 액션으로 가시화되기도 하지만, 힘겨운 일들은 언제나 내면에서 진행된다. 겉으로 가시화되어 경험하는 사건들은 시간적 선후의관계나 인과의 구조를 비교적 명확하게 추론해 내는 것이 가능하지만, 내면에서 진행되는 문제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 뒤섞여 있어 그 실체를 마주하기 쉽지 않다. 나의 말과 너의 감정이 뒤섞여 있기도 하고, 우리의 웃음과 그들의 눈물이 경계도 없이 뒤엉켜있다. 가끔 우울한 또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살짝 단서를 흘리기도 하지만, 뒤엉켜 있는지도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이 엉켜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만큼 막막한 일도 없다. 나에게 글쓰기는 바로 그러한 순간에 ..
선거 후유증 선거가 끝났다. 내가 지지한 후보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지 못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후보의 당선을 앞에두고 하루종일 무기력했다. SNS를 통해 표출되는 지지자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두들 과몰입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후보의 삶과 후보의 가치와 비전에 감정이입하며 지지 후보를 응원했다. 그래서 특히 이번 선거는 단순히 공동체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어리석은 일이지만 나의 판단과 분석, 나의 지난 삶이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하고 부정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패배감에 젖게 하는 선거가 되었다. 또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함을 알게 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필요할 듯하다. 패배를 받아..